창원 양덕 4구역 재건축 현장 "포괄적근저당설정 논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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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양덕 4구역 재건축 현장 "포괄적근저당설정 논란" 점입가경
  • 이성현
  • 승인 2022.05.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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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시공사의 포괄적 근저당 설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 화원구의 양덕 2동 양덕 4구역 일대에 추진 중인 재건축 현장의 이야기다.

이곳은 지난 2015년 동원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0년 4월 철거를 모두 완료하고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이 사업지는 이후 착공 문제로 조합과 동원개발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그해 11월 시공사를 해지하는 상황이 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의 교체도 있었다. 이어 12월 양측간 소송이 진행됐고, 사업 추진과 관련한 손배소송이 진행중이다. 조합은 지난 2021년 2월 시공사를 동원에서 롯데로 교체했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착공계를 접수했다. 

문제의 발단은 시공사가 바뀌면서부터다. 조합측은 동원개발이 전 조합장과 맺었던 계약서 등 일체의 서류를 제공 및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8년 당시 동원개발이 조합에 대여했던 ‘일부 청산자 토지확보 비용’ 9억 6천만원 등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근저당을 설정해 놓고 이를 모두 상환했음에도 설정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동원개발은 상환이 됐음에도 근저당 설정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바뀐 시공사는 일체의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조합은 또 전 조합장과 동원개발 사이에 체결됐던 각종 계약 관련 서류 일체를 동원 측에 요구하면서 동원개발과 있었던 금전 거래가 모두 완료됐기 때문에 당연히 근저당이 당연히 풀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합측 관계자는 “전 조합장이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새로운 조합장이 사업 추진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서류 등을 찾아봤는데 유용한 서류가 하나도 없었다”며 “동원측에 서류 제공 요청을 했지만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은 사실 그 전의 사업 추진 내용을 하나도 알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통장 소유권도 동원이 가지고 있다. 지금의 우리 조합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 근저당 설정도 등기부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어디서 듣거나 알 수도 없었다”며 “시공사인 동원개발이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에 대한 관련 서류를 동원개발은 우리 조합에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원개발은 포괄적 근저당을 주장하고 있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조합이 주장하는 전액 상환은 인정한다”면서도 “근저당 설정은 풀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우리가 설정한 근저당은 포괄적 근저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전 조합장과 우리는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사업의 안전을 담보하는 조건으로 근저당을 설정하기로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계약 내용 등을 전혀 모른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가 도장 등 서류들을 위조했다는 말인가.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그쪽 조합의 일이지, 우리에게 무슨 책임이 있나. 우리는 계약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사업 추진 중에 도급 해지를 당한 우리도 피해자이고 억울한데, 우리가 받아야 하는 피해에 대한 비용은 우리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서류를 공유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당연히 우리한테 있는 서류는 조합에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고 각자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의 본질은 법정에서나 가려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 조합은 동원개발을 대상으로 근저당 설정 해지 소송을 진행중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져야 할 상황이다. 

포괄적 근저당 설정이 뭐길래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포괄적근저당설정이라는 제도가 있다. 조합측은 “동원개발이 주장하는 포괄적근저당설정이라는 단어조차 처음 듣는 얘기지만, 그에 따른 피해에 기가찰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포괄적근저당설정은 아직 일부 분야에서 사용되기는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건설사 같은 시공사나 시행사 모두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너무 광범위한데다 부작용이 심하다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2010년 은행법 개정 이후 이 제도는 거의 사라졌다고 지역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도 활용에 대한 명분과 그 피해가 이번 경우처럼 건설사(시공사)에는 사업에 대한 위험부담을 전혀 주지 않으면서도 그 피해가 오히려 조합원들에게만 전가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현장에서의 포괄적근저당설정은 금기시하거나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측 관계자는 “동원개발의 포괄적근저당설정은 본인(시공사)들만 살겠다는 것”이라며 “거듭 말하지만, 현재 조합은 그동안 동원개발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대하여 아는 것이 전혀 없다. 동원측이 모든 서류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조합의 관리도 사실상 그들이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전 조합장과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원은 공개해야 할 이같은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 매우 비도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 조합원들은 동원개발을 “비도덕적이고 비상식적”이라 규정하며 지난 23일부터 “포괄적근저당설정을 풀 것”을 요구하는 집회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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