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화난 이철우 도지사 왜 "무슨일이 있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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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화난 이철우 도지사 왜 "무슨일이 있었길래"
  • 이성현
  • 승인 2024.09.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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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화가 났다? 

이 지사는 평소 화를 잘 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때문에 간혹 난처하거나 답답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그만큼 참고 또 참는다는 뜻이다. 그런 이 지사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있나 보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12일 이 지사는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를 향해 불편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입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내부에서는 이 지사가 화가 나서 더 이상은 참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는 설명과 함께 ”입장“보다는 '대응'으로 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귀뜸했다.  

이 지사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신공항 위치를 군위로 하겠다거나 통합과 관련해 도를 없애고 시군의 권한을 줄인다는 등 계속해서 시.도민들을 자극하는 바람에 명절도 마음 편하게 보내지 못하시게 됐다”면서 ”더 이상은 두고 볼 수가 없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먼저 이 지사는 요 며칠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신공항은 통합보다 더 중요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공항 이전지는) 그동안 시도민이 함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홍준표 시장 한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추진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협력하며 같이 가야 할 상대방을 겁박하고 비난하는 등 본인의 책임을 돌리고 본질을 흐리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특히 홍 시장이 이전지를 군위 우보로 옮기겠다며 제시한 플랜B와 관련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거듭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공항의 위치는 특별법으로 명시돼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대구 경북이 신공항 계획을 수립했다. 지금 와서 신공항 입지를 변경하겠다는 것은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시.도민의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고, 국방부 등 정부와도 다시 협상해야 하며, 법률 개정도 다시 해야 한다. 나나 대구시장 말 한마디로 공항 입지를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변경하겠다는 발상은 왕조시대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의성군과 경상북도가 국방부와 국토부를 설득하고 있는 화물터미널에 대하여도 이 지사는 “대구시가 과격한 발언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는 서쪽 지역 복수 터미널 제안을 통해 갈등을 중재한 바 있다. 최근엔 국토부가 복수 터미널을 수용하고 입지를 검토중에 있다. 화물터미널 위치는 올해 말까지 국토부의 통합신공항 기본계획에 담겨야 한다. 그 과정에 주민 의견은 물론, 국방부의 군사적 측면과 공항 운영 등에 관한 의견을 모두 종합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복수 터미널 입지 문제는 국토부와 의성군이 당사자이지 대구시장이 일일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본인들 위주로만 풀어나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실제, 화물터미널 관련해 홍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의성군이 제시하는 위치는 군사전략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해서도 “국방부가 군사도로 때문에 반대하더라. 그래서 설득했다. 도로 하나 더 넣으면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대구시장이 마치 의성군 때문에 신공항이 추진되지 못할 것처럼 (의성군을) 비난하고 경북도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홍 시장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고 본다. 신공항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대구시가 그 첫 단계인 SPC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했어야 했다. 시기를 한참 지나 올 6월에도 하지 못했고, 기간을 더 연장했는데도 지금도 하지 못하고 있다. SPC 구성에 차질이 오자 그 비난과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자신의 책임을 전가해보자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신공항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터미널 위치도, 이전지 변경도 아니다. 사업자 선정이다. 정 힘들면 공항 신도시 건설과 철도, 국도 등 광역교통망 건설 등 공항 관련 사업을 모두 묶으면 31조 규모가 되는데, SPC 사업자에게 이 사업권 모두를 부여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게한다면 대구, 경북, 의성, 군위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제안했다.


행정통합, “할 말 많다” 일화까지 소개하며 홍 시장에 유감 표시
이 지사는 대구 경북 행정통합의 무산선언과 재개 과정에 대하여도 홍 시장에 유감을 표했디. 그는 “본인이 반대하다 갑자기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스스로 시작했다. 그러다 본인 뜻대로 되지 않으니 지난 8월 30일 일방적으로 무산을 선언했다”면서“본인 말대로 이런 넌센스가 세상에 어디 있나. 어떻게 이런 행정을 할 수 있나”라며 "최근 정부의 중재로 논의가 재개됐다. 이번에도 경북도에 일방적 요청을 하고 있다. 오늘 있었던 행안부 주재 회의에도 대구시는 불참했다. 갈등을 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 지사는 이어 ”그동안 홍 시장은 '도는 하는 일이 없다', '도를 폐지해야 한다', '대구시의 역사성이 더 깊으니 대구직할시로 해야 한다' 는 등 경북도와 도민을 자극하는 언사를 계속했다. 더 이상 참아서는 안된다는 주변의 요구에도 시도지사가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안될 것 같아 참아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군의 권한을 줄이자는 홍 시장의 제안은 그동안 통합을 위해 노력해 왔던 많은 학계와 시민사회의 추진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행정통합을 바라보기 때문에 협상에 난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협상이라는 것이 그 갈등의 폭을 좁혀나가는 것이라면 대구시와 홍 시장의 협상 의지가 당초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거듭 의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알다시피 나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추진할 것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구시는 따로 협상을 하자고 했고, 이후 별도의 조직까지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일것처럼 해왔다. 그러나 대구시가 준비한 것은 홍 시장의 개인 생각을 바탕으로 만든 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협상 후 상황을 놓고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실제 대구시청 실무자들은 실컷 합의해 놓고도...저녁까지 기쁘게 먹고 가서 홍 시장에 보고한 뒤 합의를 뒤집은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결국은 실무자에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실무자라는 사람들이) 홍 시장 심부름이나 하는 사람 아니면 무엇이겠나. 실무자에 권한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 뭣하러 내보내느냐. 대구시는 홍 시장이 모든 일을 다하고 혼자 결정하는지 몰라도 경북도는 이런 중요한 문제들은 도지사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우리 경북도와 나를 향해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이야기를 여러 번 듣고도 참고 또 참아왔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차대한 사업을 시장과 도지사가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시도민의 의견, 각 전문가들의 조언 등을 담아 결정해야 한다. 홍 시장께서 재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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